2009년 4월 19일 ... 동굴자리의 봄..
쏘가리가 나오는 것을 알면서도 더 잘 나오는 곳이 있거나 결론이 아직 나지 않은 곳 때문에
차선으로 생각해 왔던 곳들을 못 가게 되는 경우가 많죠..
낚시라는게..
뭐.. 개인적인 만족도의 차이야 있겠지만..
저는 이렇습니다.
쏘가리들이 있을지 없을지도 모르고 사람들의 발길이 잘 닿지 않아서..
가장 자연스러운 생태계의 리듬을 갖고 있는 곳..
저는 단 한 마리의 작은 쏘가리를 잡아도 그런 곳이 좋습니다.
설사 그 곳에 쏘가리가 살지 않아서 꽝이 난다고 해도..
제 능력이 닿는 한 최대한 시간 투자를 해보고 싶습니다.
어쩌면 이미 이런 ‘찾아다니는 낚시’의 희열에 많이 익숙해져 있어서...
남들이 다 잡아내는 곳에서의 낚시가 성의 없어지고 결국 잘 안 가게 되나봅니다.
제가 동굴자리를 알아낸 건 벌써 10년이 넘습니다.
이 강의 끝과 끝을 ‘백두대간’ 을 하나하나 다 걷는 마음으로 시간날 때 마다 돌아다녔습니다.
낚시 보다는 쏘가리가 어디까지 살고 있을까... 라는 막연한 기대감과 궁금증이였죠..
물론 언젠가는 산속 오지의 이런 강들을 돌아다닐꺼라 생각했었습니다만..
차, 포 다 떼고 결국은 지금에서야 이곳까지 왔습니다.
이곳을 들어가는 결정적인 이유는..
상류쪽에 혹시나 하고 낚시를 진행했던 곳에서 몇 일전 롤링님이 30cm 통통한 쏘가리를
잡아내셨습니다.
그 곳에 시간을 많이 투자하지 못하는 저에게는 참으로 감사하고 고마운 일입니다.
그 뒤로 제가 함께 들어가 턱걸이 4짜를 잡아내는 조과를 올렸습니다.
이른 새벽밥을 먹고 체력충전 완료 후.. 해가 뜨자 마자 걸어서 진입을 하고...
들어가면서 보이는 강 주변의 풍경은...
예전 조선시대 선비들이 노후를 보냈던 곳이라 ... 참으로 차분하고 멋스럽습니다.
소를 이루는 바위들과 상류의 얕은 몽돌, 자갈 지역..
동면과 산란이 가능한 그런 한 단락의 형태를 갖고 있습니다.
풀과 나무를 정리하면서 상류 강변으로 내려가 첫 캐스팅을 시작합니다.
물이 불었을 때 때리고 지나갈 수 있는 형태였고 발 앞 3m 근방까지 몽돌이 있고 뻘과의
경계점이 지그를 통해 전해옵니다.
그 브레이크 라인에서 몇 번 만에 하늘로 솟구치는 배스의 입질을 받아냅니다.
수심은 70cm 정도밖에 안될터인데 배스는 40cm이 넘는 녀석이 나오는군요..
점이지대 낙차의 폭이 크지 않습니다.
좀 더 뚝 떨어지는 곳을 찾기 위해 촘촘히 아래로 훑으며 내려갑니다.
1m 마다 배스가 한 마리씩 들어있습니다.
원래 꺽지나 작은 쏘가리가 살아야하는 자리인데...
이런 형태의 강에 배스가 있다면 꺽지는 씨가 마르죠..
그런 아쉬운 맘들이 배스를 잡아낼 때 마다 드는군요..
상류 중간쯤에서 점이지대가 강심쪽으로 휘어집니다.
웨이더가 없어 가장자리 몽돌지역을 빼면 유효거리가 더욱 짧아집니다.
3/32로 바꾸고.. 약간 원거리 캐스팅..
앞으로 쭉 튀어나가 있는 몽돌 앞에서 잠깐의 폴링을 시도하려할 때 톡 하는 입질을
받아내고.. 쿡쿡 쳐박는 28cm급 이 곳의 첫쏘가리를 잡아 올립니다.
배가 통통하고 무늬가 약간의 금색빛이 섞여 있고 배가 하얀... 건강한 녀석입니다.
채색이 밝다는 건 지난번 상류쪽도 그렇고.. 뻘과의 경계점에서 낚이고 있습니다.
계속해서 점이지대가 어디까지 이어지는지 탐색이 이어집니다.
거의 끝나갈 무렵..
쏘가리와 똑같이 입질하는 50cm 가까운 배스 한 마리를 또 만납니다.
힘이 대단합니다..
그 아래 지역으로 약간의 물살을 태우는 웜을 이번엔 70cm 급 강준치가 공격을 합니다.
아.. 새벽 입질 참 대단합니다.
그렇게 두시간정도 쉬지 않는 입질(?)을 받으며 쏘가리는 딱 한 마리로 마무리 하고..
시간이 더 흐르기 전에 바위지역이 시작되는 아래쪽으로 다시 길을 만듭니다...
역시나 제법 수심이 깊어지기 시작합니다.
1/8로 바닥 탐색이 시작되고...
강심으로 길게 나있는 수중 곳부리의 끝자락에서 ..
대 차게 힘을 쓰는 55cm급 메기를 잡아 올립니다.
쏘가리가 나와야 하는 곳인데... 약간 허탈해 지는군요..
그 옆쪽, 뒤쪽, 앞쪽 최대한 발판을 옮겨 가며 수중바위의 형태를 그려냅니다.
가장자리의 배스 입질을 제외하고는 입질이 없습니다.
통로로 예상되는 바위사이의 오목한 곳을 집중 공략하던 중..
30cm 정도되는 이 곳의 두 번째 쏘가리를 만났습니다.
이 녀석 역시 배가 통통하고 살짝 금빛을 띄고 있는 씩씩한 녀석입니다.
시간을 보니 아침 8시 10분...
마음이 급해 집니다.
아래지역으로 계속 내려가면서 캐스팅...
바위 지역이 심해지면서 더욱 깊어지는 수심층과 바닥의 굴곡들이...
더욱 큰 쏘가리들의 동면터가 될 수 있다는 힌트를 줍니다.
9시 반이 넘어서면서..
잡어들의 입질도 뜸해지고.. 간혹 물위를 솟구치는 잉어들도 뜸해집니다.
아래쪽 큰 바위 지형은 수심도 깊고 바위는 많지만 먹이활동을 하기엔 상류쪽이 훨씬 좋아
보이는 답을 만들어줍니다.
동굴자리의 첫 번째 탐사는 이렇게 마무리 합니다.
흠... 해 뜰때, 질 때 시간을 투자해서 이곳에 와야겠습니다.
하지만 밤엔 약간의 무서움이 따르는 군요..^^
4월 19일 동굴자리, 날씨 맑음, 아침기온 7도, 낮기온 18도, 수위 48, 6일전 강수량 10mm,
물색10% 감탕물, 쏘가리 28cm, 30cm, 배스 25cm~50cm 15마리, 강준치 65cm 1마리,
메기 56cm 1마리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