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2009년 10월 14일... 꺽지가 있었다..
이름: 마로™
등록일: 2012-05-04 15:00
조회수: 2223 / 추천수: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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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이
2009년 10월 14일...
올 봄 동굴자리를 몇 번 다녀오면서...
아.. 물때 맞춰 시간날 때 자주 들어와 봐야겠다.. 이런 생각을 했었습니다.
하지만 수량이 계속 많았었고 결정적으로 다른 강들의 쏘가리 들이 비교적 많이 움직여 주어서
늘.. 생각은 하고 있었지만 들어올 여력은 없었습니다.
얼마전 낚시점에 아시는 분이 배를 판다고 하기에...
이런 저런 고민을 하다 구입하게 되었죠..
‘배’ 라는게 욕심인걸 알면서도 가끔은 그립기도 하고 꼭 필요할 때가 있다는 생각은 합니다만..
결과가 별반 다를게 없어서 다시 파는 경우가 허다했습니다.
요번 배가 3번째입니다.
배를 펼 때와 접을 때를 생각하면 두 번다시 사고싶지 않은데..
어찌됐던 한 번 만 띄워보자... 이런 맘을 먹고 구입을 했습니다.
250에 가이드 30 짜리...
제가 지금까지 갖고 있던 배 중에 가장 단촐합니다.
동굴자리의 수중 능선은 너무도 명확하고 낙차의 폭이 큽니다.
그 부분을 가장자리에서 더듬어 오기엔 유효폭이 좁고 거리도 짧습니다.
꼭 한 번은 그 강 중간의 능선을 따라 아래 큰 바위지역까지 낚시를 해보고 싶었습니다.
오후 2시..
상류 모래밭에서 배를 펴서 장비를 챙기고 물 흐름을 따라 천천이 보팅을 진행합니다.
차에서 모레 밭까지 들고 나르는 데만 1시간이 넘게 걸렸습니다.
이 짓을 꼭 해야하나 싶습니다...
풀숲으로 둘러싸인 강변을 지나 상류 꺾어지는 부근에 닻을 내리고..
몽돌쪽이 아닌 모레사장 쪽에서 수중 능선을 보고 캐스팅을 시작합니다.
연안에서 던지던 때와는 완전히 달라지는 상황..
몽돌의 경계점과 모래톱으로 빠지는 수심이 제법 깊어집니다.
예상했던 데로 느낌은 아주 좋습니다.
몇 번 던지지 않아 30cm급 배스 한 마리가 연안으로 줄행랑을 치며 물위로 뛰어오릅니다.
또 그 자리에 웜이 지나가자 마자 또 한 마리의 배스가 딸려나오며 배 밑으로 숨으려 합니다.
한 자리 한 곳에서 30cm 전후 배스를 6마리 건져올리고..
마음을 다 잡고 혹시 모를 점이지대 수중바위를 다시 찾아 봅니다.
약 1.5m 아래에 약간은 돌출된 무언가가 있는 듯 합니다.
입질이 들어왔습니다.
처음엔 대차게 힘을 쓰더니 잠시 후 모래사장쪽으로 낚싯대를 끌고 갑니다.
허탈... 45cm 정도 되는 배스였습니다.
아.. 예상치 못한 배스 밭이군요..
그렇게 상류끝자락은 십여마리의 배스로 손맛을 달래고...
약 15m 정도 아래로 내려와 이번엔 모래톱 가까이 배를대고 퍼지는 얕은 몽돌지역과 뻘의
점이지대를 공략합니다.
몽돌을 살짝 살짝 스치게 하고 낙차가 있는 지역에서 폴링을 시도하는 그런 작전...
그 살짝 스치는 몇 번의 캐스팅 중..
배스처럼 후루룩 하는 입질을 받고... 이 녀석은 바늘털이를 안하고 고분고분 오는군요..
이런... 26cm 정도 되는 꺽지였습니다.
아직도 이 곳에 꺽지가 있다니..
9년 전 쯤 이 곳 강으로 흘러들어오는 저수지 물줄기를 따라 형성된 짧은 계곡에서 꺽지를
확인하고 그 이후 처음으로 이 강에서 꺽지를 만났습니다.
그 계곡이 저수지 수문을 닫고 공사를 하는 바람에 이 강에 꺽지는 멸종된 것으로 보고 있었
는데.. 그래도 최상류 그나마 물이 괜찮은 편이라 아직은 살고는 있군요..
그 꺽지 이후.. 몽돌 스치기 작전은 어떤 입질도 없었고...
모래사장으로 향하는 물 중간의 브레이크 라인에서 연속적으로 배스들과의 전쟁을 치렀습니다.
또 다시 아래쪽으로 향하고..
바위지역이 시작되는 근처 5m 앞에 배를 세우고 캐스팅 시작..
물 흐름이 퍼지며 지그를 위로 밀어올리는 느낌이 들면서 거센 입질과 함께..
50cm 쫌 넘는 강준치 한 마리가 올라옵니다.
쏘가리 빼고 다 나오는 군요...
그 강준치가 붙은 바위옆쪽의 속물살이 비교적 센 곳에서 오늘의 첫쏘가리를 만났습니다.
약 30cm 조금 넘는 씩씩한 녀석입니다.
보팅으로만 공략이 가능한 바위 반대편이군요..
그 녀석과 배스들의 수심층 차이가 거의 없습니다.
바로 연이어 나오는 배스도 똑같은 방향 똑같은 흐름에서 낚였습니다.
더 아래쪽으로 내려가 물흐름이 없고 깊어지면서 곳부리가 툭 튀어나온 앞쪽에 자리를 잡고..
연안 바위쪽으로 던져 감아들이는 웜을 작은 배스들이 잽싸게 낚아채고는 줄행랑을 칩니다.
어느새..
봄에 맨발님과 월척 붕어를 잡던 윗부근 까지 내려왔습니다.
바위 옆쪽들을 샅샅이 뒤지는데..
약간 깊은 배 앞 가까운 바위옆에서 입질이 들어오고..
작아도 쿡쿡 쳐박는 쏘가리 특유의 몸짓...27cm 정도 되는 쏘가리였습니다.
이 녀석이 오늘 해떨어질 때까지 보팅을 했던 동굴자리의 마지막 쏘가리입니다.
뭐.. 특별한 소득은 없다고 볼 수 도 있습니다만...
그 수중 능선에 일렬로 늘어서 있는 배스들과...
뜻하지 않았던 굵은 꺽지 한 마리..
그리고 4짜를 잡았던 바위 주변에서 다시 나온 쏘가리 한 마리..
배를 접는 마음은 약간 무겁습니다만 언젠가 이곳에서 5짜를 잡을 날이 올거라 확신하고
다시한번 맘을 다 잡고 집으로 향합니다.
10월 14일 오후1시 ~ 7시, 쏘가리 31cm 27cm, 배스 약 25마리, 꺽지 26cm, 강준치1마리
바람 없음, 날씨 구름 많이 낌, 수온 19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