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2008년 9월 30일 ... 기회의 강이 문을 열고...
이름: 마로™
등록일: 2009-07-27 16:22
조회수: 3453 / 추천수: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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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치
상황이 상황인지라 몇 일 전부터 바닥수량의 예년 자료들을 찾게 되었고...
물이 바닥을 쳐야만 나왔던 몇 곳을 추리게 되었습니다.
몇 년만에 다시 가봐야 할 몇 곳들을 선택하면서...
변했을까 하는 기대감과...
변했다면 다시 데이터를 뽑아야 하는 막막함을 동시에 갖게 되었습니다.
뭐.. 저의 방식이긴 하지만...
포인트를 한 군데 정하면...
낚시를 하지 않고 틈나는 데로 잠깐 잠깐 그 곳 주위의 물상황을 체크하고 아래위를 다 나눠 놓고
거의 확신이 들 때 진입을 합니다.
밤 낚시는 낮과 다르기 때문에 더더욱 물길을 잘 알아야 합니다.
퇴근 후...
채비를 챙기는 손이 바빠지고 훅과 라인을 다시 한번 확인합니다.
수량이 바닥을 보이는 시간이 밤 10시 전후입니다.
그 두시간 전에 들어가서 두시간 후에 나오려고 합니다.
강가에 도착..
낮에 봐두었던 조그만 숲길을 따라 강으로 진입합니다.
후레쉬를 비취 강 가장자리를 자세히 보니 전부 자갈입니다.
중간 중간에 강 밖으로 살짝 보이는 바위들이 달빛에 윤곽이 드러나고..
그 줄기를 따라 하류로 내려가며 캐스팅...
깊은 곳은 여전히 깊지만 가장 자리는 형편없이 얕습니다.
그 깊어지는 곳에서 최대한 느리게 머물수 있도록 릴링에 신경을 써야겠습니다.
브레이크 라인이 정확히 잡히질 않습니다.
워낙 먼 거리에 있는 것도 문제지만 가벼운 채비다 보니 더더욱...
바닥이 어느 정도 손에 들어올 때쯤 거센 입질이 이어집니다.
어종이 잘 구분이 안 될 정도로 묵직하게 힘을 쓰면서 딸려옵니다.
거의 가장자리로 나와서야 강준치란걸 알았습니다.
거의 바닥층에서 쏘가리처럼 겁 없이 따라와서 공격하는 대찬 입질...
이 곳의 우점종이 강준치란 짐작이 점점 들기 시작합니다.
역시나 다음 녀석도 제일 깊은 곳에서 쏘가리와 똑같은 입질을 보이며 물밖으로 모습을
보여줍니다.
흠...
그렇다면 깊은 물골이 아닌 깊고 험한 지역의 은신처를 공략해야 한다는 얘긴데...
하류로 내려가면서 깊지만 걸림이 좀 더 많은 곳을 찾아내야 겠습니다.
바위는 많지만 좀 더 경계선이 분명하게 꺾이는 그런 수중 바위를 찾아야겠는데...
강준치 6마리가 ..
어쩜 그렇게 전부 쏘가리 처럼 바닥에서 대차게 입질을 하는지...
얄밉기까지 합니다.
아래쪽으로 내려오면서 ...
그곳은 좀 더 벙벙하고 갇힌 듯한 바위들이 이어집니다.
그 바위들이 시작되는 첫 머리를 보고 원투...
가라앉혀 돌이 잡히고 넘기고 다시 가라 앉히는데 툭! 하며 또다시 대찬 입질...
워낙 멀리서 오니까 딸려오면서 좀처럼 구분이 되질 않습니다.
가장자리로 거의 나올 무렵 이 녀석의 몸동작이 쏘가리임을 알고...
잠깐의 힘겨루기를 하고...
신중하게 녀석을 집어 올립니다.
비쩍말라 있지만 길이는 40cm가 넘는 강계의 왕자 쏘가리입니다.
처녀출조의 짜릿함은 바로 이런게 아닐까 싶습니다.
지형도 예측하기 힘들고 아무런 데이터도 없는 곳이지만 그래도 이렇게 쏘가리가 살아준다는게
얼마나 기쁜지 모릅니다.
다시 마음을 차분히 가라앉히고 오늘 하기로 했던 아래쪽까지의 탐색을 이어갑니다.
물밖은 화려해 보이지만 물속은 밋밋한 지형들이 계속 이어지고 있었고...
여전히 누구나 다 예측할 수 있는 물골에는 쏘가리가 아닌 강준치가 자리잡고 있었습니다.
다른 강 같으면 쏘가리들이 머물러야 할 물골인데..
이곳의 강준치들은 제게 좀 더 험한 수중지형을 찾아내라고 힌트를 주고 있습니다.
5번 정도를 투자해 맘 먹고 바닥 탐색을 시작했지만 의외로 몇 번 만에 쏘가리가 있는 곳들의
윤곽이 그려질지도 모르겠습니다.
9월 30일, 바람 약간, 밤 기온 14도, 수온 18도, 수위 65
쏘가리 42cm, 강준치 10 여마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