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2008년 10월 2일... 6짜의 포효...
이름: 마로™
등록일: 2012-04-24 16:17
조회수: 2100 / 추천수: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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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이
2008년 10월 2일... 6짜의 포효
새로운 곳에 대한 기대를 조과로 이끌어 낸 다는 것은 참 어려운 일입니다.
바닥지형과 수량이 불었을 때 그곳의 형태를 유추해 내려면 적어도 대여섯번은 출조가 아닌
강의 형태만을 보고 다녀야 합니다.
오늘이 그 세 번째 날입니다.
두 번째 출조에서 아랫구간에 녀석들이 모여들 수 있는 여울중간의 지반들림 형태를 찾아냈
고 그곳에서 4짜와 30급 을 낚아냈습니다.
오늘은 그 중간지점이 어디까지 이어지는지 결론을 내야하는데 다행스럽게도 오랜만에 왕초
님과의 조우가 이루어졌습니다.
제가 결론내야 할 일정부분을 한 사람이 훑어주는 것만으로도 얼마나 고마운지 모릅니다.
왕초님께 채비와 낚시방법, 구간을 정해드리고 저는 그보다 약간 아래쪽으로 향합니다.
밤 11시가 조금 넘은 시각..
가장자리에 들어오는 잡어들의 입질이 생각보다 별로 없습니다.
오함마입질을 하던 강준치들도 아래쪽으로 내려갈 수록 뜸 합니다.
얕은 지형과 물 중간의 복잡한 지형이 교차되는 곳을 찾았습니다.
30m앞쪽에 수중에 돌출되어있는 지그가 걸리면 잘 빠지지 않는 낙차가 큰 바위도 느껴집니다.
그 앞쪽을 최대한 깊이 집어 넣기가 여간 어려운게 아닙니다.
일단 아래쪽으로 최대한 탐색을 마치고 그 중 두군데를 머릿속에 찍어 놓고..
저 위쪽의 왕초님이 35cm 급 쏘가리를 한 마리 낚았습니다.
어제 나왔던 곳인데 오늘 도 들어가 있군요..
나름 활성도는 괜찮다는 얘기인데.. 오늘 따라 잡어들의 입질이 별로 없군요..
아래쪽 찍어놓은 곳 두곳을 원투로 공략하기 시작하고..
그 돌출을 넘어오면서 떨어지는 웜을 25cm급 신발짝 꺽지가 물고 늘어집니다.
흠.. 이쁘고 살이 토실토실 오른 꺽지군요..
그 두 개의 돌출 사이에 삼각형을 머릿속으로 그리고 그 사이를 빠져나오게 릴링을 합니다.
그 옆쪽을 유영해 오는 도중..
아주 미세하게 툭 하며 웜을 멈추게 하는..
반사적인 힘찬 챔질을 하고 아주 잠깐의 바위같은 느낌이 이어진 후..
무거운 몸놀림이 전해지기 시작합니다.
한 5m정도 묵직한 힘을 주면서 딸려오는게.. 강준치가 아닙니다.
강중간의 바닥을 확실히 모르기 때문에 바닥을 감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어 가장자리까지
약간 힘을 더 줘서 녀석을 당겨오고..
약 6~7m 앞에 큰 수중바위근처에 왔을 때.. 녀석의 힘이 가장 크게 느껴집니다.
아.. 크구나..
그 녀석이 버티고 있는 사이에 바늘이 뻗을 수도 있다는 생각도 들고 가장자리에 맞았으면
찢어져 나갈 수도 있다는 별의 별 생각이 다 듭니다.
어떤 방식으로든 그 턱을 넘겨 3m앞까지만 당겨놓고 힘을 빼야겠단 생각..
무사히 그 옆쪽으로 당겨 이어라이트에 낚싯줄이 보일 거리에 왔습니다.
녀석의 모습이 보이지 않습니다.
이리 째보고 저리 째보고... 달라는 대로 다 줍니다.
옆으로 누웠습니다. 가장자리로 살살 당겨오면서 집게를 들고..
집으려 할 때 또 다시 줄행랑... 아.. 정말... 바늘이 빠질까봐 시껍합니다..
제발 그만 버텨다오..
다시한번 누운 녀석을 살살...
그 집어내는 순간까지..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길고도 짧은 시간..
녀석도 저도 자갈밭에 털썩 앉아 벌떡벌떡 뛰는 심장을 잠시 진정시킵니다.
7년 만에 보는 6자입니다.
정확히 60cm가 나가는 쏘가리입니다.
이 녀석 한 마리로 오늘 저의 낚시는 끝이 났습니다.
그 냥 머릿속에 그 6짜가 나온 지형과 구조와 물 흐름에 대한 생각만 가득합니다.
또 다른 6짜가 있다는 생각 때문이죠...
2008년 10월 2일 밤 10시~새벽 2시, 쏘가리 60cm, 35cm, 날씨 흐림, 바람 아주 약간, 수위 66.6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