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2009년 8월 24일.. 의자바위의 변화 2 (56cm 쏘가리) ...
이름: 마로™
등록일: 2012-05-04 11:53
조회수: 2120 / 추천수: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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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이
2009년 8월 24일..
2년 동안의 기나긴 갈수기를 지나...
올해 만큼은 적당한 비로 인해 많은 어류들이 소상하고 이동을 하는..
그야말로 오랜만에 풍족한 느낌이 드는 여름을 보내고 있습니다.
여름 장마가 시작된 이후..
바닥수량이 된 적이 거의 없을 정도로 근 한 달 동안은 지속적으로 비가 오고 있습니다.
몇 일전 ...
한 곳만 집중적으로 파는 롤링님이 48cm 쏘가리를 잡아 올리는 조과를 올렸습니다.
아직 낚시를 시작한지 5개월 정도지만...
인내심이 많고.. 부족한 장비인데도 불구하고 그 안에서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 가끔씩 저의
낚시를 뒤돌아보게 합니다.
의자바위..
더 큰 녀석이 들어가 있다는 느낌은 계속 들지만 어디에 박혀 있는지...
낮에 주변을 지나는 길에 옛날 의자바위 쪽으로 잠시 들어가 보았습니다.
풀이 너무 많이 자라서 도저히 들어갈 수가 없군요..
차에서 낫을 가져와 들어가는 입구를 20분 정도 나무를 잘라내고 풀을 다듬어 길을 만들어 놓았습니다.
내일 다시 큰 비가 시작된다고 하니..
오늘 밤엔 무조건 들어가 봐야겠습니다.
퇴근 후 저녁을 먹고 8시쯤 강가에 도착..
수로를 따라 풀숲을 지나 자리에 도착하니 땀이 비 오듯 합니다.
채비를 챙기고 의자바위 위에 앉으니 옛날 생각도 나고 다시 이곳에 와서 낚시 할 수 있
는 지금... 행복하다는 생각이 드는군요..
기분이 상쾌해 집니다.
흐름이 별로 없기 때문에 큰 변수는 덜하겠지만 바닥의 수초가 얼마나 있을지 걱정이 앞섭니다.
가장자리부터 촘촘이 더듬어 중간 멀리까지 부채꼴로 공략하기로 하고 캐스팅 시작..
이 곳도 역시나... 가장자리에 있어야할 꺽지들이 없습니다.
말 풀은 예상대로 조금씩 잡히지만 수심은 예전과 비슷해서 그나마 다행입니다.
위쪽 45도 중간쯤에서 30cm 급 배스 한 마리가 요란한 바늘털이를 하며 올라옵니다.
수중바위 근처에서 온건 아니고 중층에서 왔습니다.
전방 15m 부근까지 수초들이 듬성 듬성 있군요..
그 중간쯤 바닥에 가라앉히는 웜을 20cm 급 통통한 꺽지가 한 마리 물고 올라옵니다.
중간을 넘어 최대한 멀리 던지는 캐스팅을 시작합니다.
수초가 없고 예전에 있던 수중바위들이 슬며시 전달되어 오는군요..
계속 되는 캐스팅에 가장자리는 별로지만 멀리는 아주 좋은 바닥이라는 생각이 드는군요..
왼편 45도 아래쪽 먼 거리에서 거의 바닥을 긇어 오는 웜에 쏘가리의 입질이 들어옵니다.
제법 힘을 쓰는 30cm 정도 되는 쏘가리입니다.
아.. 역시 멀리 강심바닥은 살아있군요... 기쁩니다.
그 녀석이 낚인 후 오른쪽 방향으로 더 촘촘히 옮겨가며 캐스팅합니다.
근데 먼 강심 중간에... 바닥에 걸리면 안 빠지는 통나무가 떠내려와 있군요...
이런...
좋을 수도 있고 안 좋을 수도 있습니다만..
그 수몰 통나무가 얼마 크기인지 감이 오질 않는군요...
그 통나무에서 아주 약간 떨어졌다고 생각되는 쪽으로 원투...
바위 바닥을 살짝 살짝 뛰어 넘어오는 가마가츠 지그를 툭! 하고 멈추게 하는 입질..
챔 질과 함께 묵직한 힘이 곧바로 느껴집니다.
먼 거리라 약간의 힘을 줘서 감아들이고 중간 쯤에서 버티기...
이어라이트에 슬쩍 모습을 보인 녀석은 주둥이 가장자리에 바늘을 꼽고 있었습니다.
아.. 진짜 큰 녀석들은 시원시원하게 뽑혀 올라오는 경우가 별로 없군요..
또 다시 똥줄타게 합니다.
랜딩자리가 좋지 않아 오로지 옆으로 누여서 발앞까지 와야하는데..
옆으로 배를 깔 때 까지 한 서너번은 왔다 갔다 한거 같습니다.
맨발님이 요전에...
제가 5짜를 건지는 모습을 옆에서 물끄러미 보고 있다가...
‘아 뭐해요.. 빨리 안끄집어내고...’
그때 제가 하고 싶었던 말은... ‘아 누구는 빨리 뽑아내기 싫어서 이러고 있는 줄 아나..’
‘니가 당겨보세요.. 그렇게 30cm급 뽑아내듯 되나...’
물론.. 다 나온거 같은데 왔다 갔다 하는 거 옆에서 보면 답답할 수도 있겠죠..
근데 .. 몇 번 줄 터지고 주둥이 찢어져 보세요..
절대로 절대로 강제집행 못합니다.
달라는 데로 다 주게 됩니다..
그래야 주딩이 끝에 살짝 걸쳐 있어도 끄집어 낼 수 있습니다.
급한 맘에 성질대로 했다간 몇 일 밤 잠못잡니다...
눈만감으면 머릿속에서 나잡아봐라~ 하고 도망가는 쏘가리 모습이 환시로 보일겁니다.
이 녀석은 겉 주딩이와 입술의 하얀부분 사이에 바늘이 맞았습니다.
맨발님이 옆에 있었으면 혈압 더 올랐을게 뻔합니다.
포셉으로 집어내는 순간까지 단 1초도 방심 못합니다.
이강 상류에서 제가 잡은 최고기록이 55cm 인데...
이 녀석을 집어 올리는 순간 그걸 넘어설지도 모른단 생각이 드는군요..
풀 밭쪽에 눕혀놓고 길이를 재는데 56cm가 나옵니다.
뭐.. 언제나 그렇듯 쏘가리를 잡으면 기쁘고 짜릿합니다.
하지만 요 녀석은 너무 오랜만에 이곳에서 보는 5짜인지라 더욱 기쁘군요..
그 이후 11시까지..
수몰 통나무 오른쪽 약 30도 원투에서 33급 한 마리를 더 추가했습니다.
다시 숲길을 걸어 강변을 벗어나 차로 와보니 온 몸이 땀으로 다 젖었습니다.
제가 생각하는 5짜의 징크스는 이렇습니다.
항상 5짜는... 무언가의 완전 끝부분, 격정의 순간에 나옵니다.
예를 들어 포인트가 묻혀서 없어지기 바로 전, 큰 비가 오기 바로 전, 어떤 큰 상황의
변화가 생기는 그 바로 직전..
즉, 그 포인트의 최후, 비범한 상황이라는 생각을 많이 합니다.
앞으로의 의자바위는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궁금합니다.
8월 24일 저녁 8시~밤 11시30분, 쏘가리 56cm 33cm 29cm, 배스 2마리, 꺽지 2마리
바람 없음, 수량 평상시보다 8cm 많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