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2007년 1월 19일.... 1월의 쏘가리를 꿈꾸며
이름: 마로™
등록일: 2007-04-13 00:21
조회수: 2734
1월 19일.... 1월의 쏘가리를 꿈꾸며
쏘가리꾼들 누구나 겨울은 기나긴 휴식의 시간인 동시에 고통의 시간이죠.
우럭이 있다고는 하나 그런 우럭이 과연 쏘가리와 견줄 수 있을지...
계산하지 않는 낚시라 몇 번 가보진 않았지만 큰 감흥도 못 느끼고..
어쩌면 그 시간에 내가 일년 동안 해왔던 낚시의 뒷정리나 할 걸...
H강은 우리가 모르는 강이기도 하지만 워낙 멀리 있어 그림의 떡인강이죠.
작년에 전북의 어느 강을 몇 번 가기 전에 마누라와 여행 중.....
이곳 강이 거기밖에 없겠어 라는 생각으로 구석구석 한바퀴 돌아본 적이 있습니다.
그때 우연찮게 시골마을로 들어가는 끝자락의 길에 보이지 않는 산모퉁이를 보았고
그곳의 안쪽에 비교적 넓게 펼쳐져 있는 강과 그 흐름을 막고 이을 수 있는 보를
보았습니다.
뭐랄까...
안나오면 안되는 곳이라고나 할까...
이런 곳이 있는데 여기 오면 의무적으로 Y마을을 들렸었는데....
좀 더 빨리 알았었더라면.... 하지만 지금에서라도 알았으니 다행이지 뭐...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할까..... 아쉽게도 형태가 많이 변해버렸습니다.
쏘가리를 함도 못 잡아본 곳이 이렇게 변하면 뭐... 할말이 없습니다.
암튼 그 보의 아랫자락은 포크레인으로 작업을 했는지 형체를 알아볼 수 없는 강바
닥이 되어버렸고 그나마 그 위쪽의 형태는 수심이 낮아진 상태로 유지되어 있었습니다.
뚜렷하게 여기다 라고 아는 곳이 없는지라 외형과 높낮이를 보고 강쏘님은 위쪽으로
저는 보 바로위의 둔덕을 공략하기 시작했습니다.
몇 번 던지지 않았는데 무언가 웜을 살살 건드리는 입질을 받고...
쏘가리가 아닌 건 아는데.... 꺼내보고 싶은 마음에 집중하기 시작했고...
얼마 지나지 않아 적당한 크기의 누치가 윗턱에 정확히 걸려 올라옵니다.
그 후 자질구래한 입질이 계속 이어지고 연속으로 비슷한 크기의 누치를 잡아내고...
발 앞 물속 턱이 있는 곳 옆 깊은 곳에서 후둑 하더니 냅따 잡아째기 시작하는 굵직한
잉어 녀석과의 힘겨루기가 시작되었습니다.
잡아째기를 서너번...
힘을 빼고 가장 자리에 와서 집어내려고 하는데 수초를 감아버렸습니다.
수초를 감고 물속으로 도망치는 녀석을 어찌막으랴.... 사실 잡아낼 맘도 별로 없었습니다.
그 후 강쏘님이 그 자리 약간 위쪽으로 합류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비슷한 사이즈의 누치를
연속으로 낚아냅니다.
이거 누치 밭인가...
그렇게 심심하지 않게 잡어와 잉어의 입질이 이어졌는데...
그 많은 입질 속에서도 왠지 쏘가리는 거리가 멀어보입니다.
뭐.. 느낌이랄 수도 있겠지만 쏘가리 나오기 바로 몇 일전의 상황이랄까....
일단 아래쪽을 강쏘님께 맡기고 저는 상류로 거슬러 올라갔습니다.
근데... 그곳도 상황은 비슷합니다.
가깝지 않은 곳에서 누치로 보이는 입질이 계속이어지고....
꺼내고 놔주고를 반복하다가 또 한 마리의 두자가 넘는 잉어를 만나고 팔이 아플 정도로
실랑이를 하다.... 이 녀석은 윗 턱에 정확히 맞아서 결국 뭍에 올렸습니다.
아래쪽에선 강쏘님이 오짜급의 배차를 뭍에 올리고...
그렇게 그렇게 우리가 기대하던 1월의 쏘가리와는 다른.....
잡어들과의 전쟁이랄까...
쏘가리를 제외한 거의 모든 물고기는 다 본듯한....
남도의 1월은 화려하진 않지만 많은 물고기들이 활동하는 그런 1월이랄까...
그때의 아쉬움이 있다면 몇 일만 더 늦게 갔더라면 하는 바램이었는데 그 후 겨울비가
시작되었고 한 동안의 추운날이 이어져...
어쩌면 그 정도의 조과도 없는 날이 되었을 겁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