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2007년 3월 24일.... 지표자리 4짜대우외...
이름: 마로™
등록일: 2007-04-13 01:05
조회수: 2703
3월 24일.... 새로운 곳 지표자리
첫 쏘가리를 낚고 한동안의 꽃샘추위가 강가로 가려는 우리의 마음을 잡았습니다.
오늘도 날씨가 풀렸다기 보다는 오히려 3월초보다도 못한 기상 상황이 이어졌는데...
상대적으로 수온의 하강이 워낙 컷던지라 상승하는 폭이 약간이라도 있고 그 상황이
대략 3일정도만 이어진다면 가능성은 충분했습니다.
역시나 개집자리로 방향을 정하고 채비를 하고 자리로 들어갔습니다.
하지만 들어간지 몇 분만에 무언가 다른 상황을 발견했습니다.
바로 강 바닥에 무언가가 있다는 사실...
이곳에서 처음겪는 일이라 무엇일까 궁금해 하던차에 ....
계속 걸려 끊어내던 그 위치에서 바닥에 걸린 무언가를 신중하게 살짝 당겨보는데.....
엄지손가락 굵기만한 밧줄이 물속에서 떠오르고 간신히 바깥으로 당겨 이내 그것을 끄집어
내볼려고 둘이 힘껏당겨 보았지만....
다름아닌 장어 통발...
상당히 긴 길이의 밧줄에 군데군데 통발을 달아 바위에 묶어놓았는지 아무리 당겨도 꼼작을
안하는 ..... 이런 어처구니 없는 일이 생기다니...
아.... 이런 막막함이.... 도대체 누가 이런 짓을....
한숨이 이어지고 낚시를 더 이상 할 수 없는 상황에 결국 자리를 옮기기로 결정은 했는데
대안이 마땅치 않습니다.
거의 오늘은 포기하는 마음으로 가장 가까운 곳으로 이동...
작년에 이곳에서 잔씨알을 한 마리 낚은적은 있지만 그때와는 수량도 틀려졌고 지형도 많이
바뀌었기 때문에 장담할 수 없는 상황...
일단 물속지형이 생각나는 곳에 강쏘님을 자리하게 하고 저는 아래쪽으로 자리를 찾아 캐스
팅을 하면서 이동하기 시작했습니다.
근데.... 도무지 바닥이 잡히지 않습니다.
물 상황이 좋다고는 할 수 없겠지만 바위가 많고 적음을 떠나 도무지 물 흐름의 맥이 잡히
지 않아 막막해 집니다.
이 곳을 올 줄 알았다면 작년에 미리 한 번 더 와보는 건데....
일단 한 곳이라도 제대로 공략해야겠습니다.
강쏘님과 옆에 앉아 캐스팅을 시작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강 가장자리의 물속 둔덕에서 적
당한 크기의 쏘가리 한 마리가 앙탈을 부리며 올라와 줍니다.
아... 오늘 할 일 다 했구나....
잠시 후 똑같은 자리에서 캐스팅 후 가라앉히는 과정에서 묵직하게 받아먹은 4짜 가까운
쏘가리 한마리가 우리를 잠시 놀라게 합니다.
역시 보이지 않는 수중바위는 이래서 중요한 거구나 라고.... 다시 한번 가르쳐 줍니다.
그 후 소강상태가 적당히 이어질 무렵...
우리 발 앞을 비실비실 지나가는 피라미 한 마리를 보고 있는 순간 무언가 바닥에서 솟아
오르며 턴을 하면서 내려가는데....
분명 그 짧은 순간에 스치고 지나간 게 쏘가리임에 틀림없습니다.
발 앞에 있는 쏘가리라....그 전 D천에서도 수십 번 겪었었고 개집자리에서도 겪었었고....
웜을 회수하면서 그 곳을 어떻게든 건드려 보고 싶은 마음...
네 번째 회수하던 웜을 그 곳 30cm정도 앞에 가라앉히고 띄우고 바로 앞에 깊이 가라앉히
고 흔들다 띄우는데... 툭... 쿡쿡...
이 녀석이 제대로 걸려들었습니다.
작지도 않은 33cm 쏘가리 녀석이 발 앞에 숨어있다 구멍치기에 낚여 안간힘을 씁니다.
지금까지 쏘가리 구멍치기를 수십, 수백 번 시도했었고 거의 가능성이 없다고 판단하고
있었는데 이 녀석이 그 고정관념을 살짝 바꿔줍니다.
암튼 그 녀석.... 참 ....
그 후 손바닥 씨알의 쏘가리 한 마리 더....
뭐 거의 처음 가보는 곳이고 예상치 못한 곳이지만..... 그래도 흐믓했던....
과연 이곳이 개집자리의 대안으로 우리에게 어떤 역할을 할것인지 기대됩니다...
